선산과 조상의 숨결
영양남씨 석호공파 종중
신령스러움이 구비 돌아 산골짝 물가에 접어들고, 변함없는 구름은 하늘 갓 골짜기에 가득 차는데, 때로는 허물없이 잠겨들 줄 아는구나 용암의 열기 모아 때를 맞추어 비가 내리네.
산속 계곡물은 흘러 흘러 못에 이르고, 물을 즐기는 것이 어찌 지혜로운 사람만이 좋아하겠는가, 나의 티끌 진 마음을 씻고 욕심을 버리고서, 맑은 향기 맞이하니 군자답게 현명하여 지는구나.
숲 속에 가랑비가 이제서야 멈추니 푸른 연기 사라지고, 굽이치는 폭포를 바라보니 나무 끝에 걸려 있는 듯하여라. 고요한 가운데 어찌 맑은 물소리를 방해하리. 종일토록 자연에 묻혀서 노래를 빌려 울리고 있구나.
층진 바위 사방을 돌아보니 한 곳에 좁은 길 틔어 있는데, 하늘에서 높은 문 만들어서 공중에 솟아 있고, 그대는 이 곳을 돌아다니며 험담일 랑 하지 마라. 기이한 경관이 다 이 가운데 있는 것을 모르는가.
산신령이 나를 맞이하여 진실의 깨우침을 허락하였고, 좁은 길은 겨우 골짜기 물가에 열렸는데 날이 저물어 돌아가는 지팡이 소리만 탱탱 울리고, 가볍게 걸어가는 신발에는 티끌이 일지 않는구나.
구름과 안개는 어이하여 이 산을 가득히 채우는가, 여기에 머무는 객들이 행여나 하늘이 만든 아름다움을 시기함 이던가. 나는 그대와 손을 잡고 아름다움을 나누고자 하여 그대의 겹겹이 쌓인 바위를 밟으면서 정상에서 돌아왔노라.
주공은 그대에게 이치를 빌어 터잡아 아름다움을 행하고, 우임금은 그 이치를 따라서 법을 펼쳤네. 반석이 된 것은 하늘에 떠있는 영이로운 돌이다. 구름은 맑고 능은 모가 져서 산마루에 드러내는 구나.
흙이 쌓여 산이 되니 덕이 쌓인 것과 같구나, 석양이 기울어 푸른 빛이 구름사이로 스며드니, 오늘에 와서 참된 덕을 버리고 수풀사이 맑은 물을 아름답다 하거늘, 항상 덕봉을 대할 때마다 스스로 낯빛이 붉어지네.
기이한 바위들이 작은 냇가에 깎아 세운 듯 솟아 있고, 수많은 향나무가 빼곡히 산을 에워 샀네. 광풍아 저 고요한 나무들을 때리지 말아다오. 맑은 향기가 이 골에서 나오는데 해로울까 두렵구나.
높고 높은 공산에 누구와 더불어 견줄까, 모든 고을에 칼을 세우고 싶은데 아직도 시퍼렇게 갈지를 못하였네. 나의 암자도 기이하고 절묘한 경치를 신이 새기고 귀신이 다듬어서 병풍처럼 펼쳐 있구나.